2018.09.07
0.
뭘 해야 하지,
시간의 흐름이 미묘하게 틀어지면서 도예가 아닌 걸 찾다가 헤매였다.
다시 밀가루 단식(글루텐 프리)을 단행했으나 달콤한 것 까지 한 번에 끊을 수는 없었다.
사람의 감각은 "지금"에 존재한다.
좋은 의미에서도, 약점으로서도.
그러한 이유로 헤즐넛 라떼 사진을 보고 흘러 들어온 카페에서 자판을 두드린다.
아, 달디 단 맛 때문에 목에 남는 텁텁한 갈증.
내가 모르는 새 바뀐 습관들 중 가장 큰 하나는 먹는 것,
당분 가득한 차와 내게 요리하기에 너무나 불리한 주거 조건이었던 기숙사, 그리고 잦은 외식.
먹는 것 또한 사는 데 있어 가장 근저에 위치한 기반인데.
그리고, 주거.
내 년에는 또 어디서 살게 되려나, 라는 막연한 생각
일 년에 한 번씩 그런 생각을 반복해야한다는 불안정함.
요며칠 인터넷으로도 지나다니면서도 부동산 정보를 기웃거리며 본다.
이 동네에 이렇게 부동산이 많았던가?
그리고, 주거보다도 더 큰 의미에서의
발을 딛고 있는 지반, 땅.
올 해 유독 많은 재해로 아랫쪽인 관서지역과 윗쪽인 홋카이도가
이번 달에 접어든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또 다시 재해 지역이 되었다.
이제껏, 비가 내리지도 않아 가뭄이라던 로마의 폭우 속에서 캐리어를 끈 경험만 빼고
장마전선도, 그 많은 태풍들도 다 비껴가주는 날씨 운에 겨워하고 있지만
그런 소식을 접하고 나면, 나는 이 곳에 언제까지 있을까,
어디로 가야할까,
이런, 언제나 한국어로도 일본어로도 꺼내기 주저하게 되는 생각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1.
돈이 뭐길래.
오랜만에 돈,이라는 단어를 입에,
글 속에 올린다.
그가 너무나 속상하게 놓아줄 수 밖에 없던 기회비용과
내 통장에 찍힌 금액이 비슷하다는 걸 안 순간 드는 알 지 못할 회의감같은 기분을
아직 터뜨리지 못한 채 헤매이던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