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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학기가 끝났다.
그리고 매미가 울기 시작했다.
계속 연기되기만 하더니
다음 주에는 장마가 갤 거라고 한다.
비가 와도 이미 여름의 한복판이었다는 걸,
햇빛을 보지 않았는데도 더위를 먹고나서 알았다.
계속 누워서 잤다.
그만큼 온갖 종류의 꿈을 꿨다.
혼자서 앓는 건 힘들다.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이제 다시 몸과 마음을 추슬러야겠다.
1.
언젠가 어깨 너머에서 들려온 대화 속,
일 년 전에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라는 물음을 기억한다
알았을리가 없다고, 혼자서 얼마나 많이 대답했는지.
일 년 전이라고 한다면, 외로움과 고독의 순환.
그런데 작년도 지금도 사람과의 관계와 (논문) 쓰기라고 하는,
비슷한 상황이 또 다시 주어져있다.
올 해는 그런 시간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서 다시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같은 상황에서 다른 것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내가 바뀌어야 하고, 헤쳐나가야 한다.
내가 정해나가야 한다. 결코 수동적이어서는 안 된다.
2.
모든 것을 말로 표현하려고 한다
全てを言葉で尽くそうとしている
내 글을 읽은 O선생님에게서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말로 표현해야하는 것이 싫다고 느끼고 나니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그래서 다른 것들을 찾았다.
그리고 발견한 것들이 있었다.
그건 분명히 나에게 있어 중요한 것들이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하기 위해서 써야하는 것이 있다는 걸,
그렇게 유보해온 것들이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가지 영역이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
이어져있는 것이길 바라게 되었다.
3.
잡히지 않는 생각
옮겨적지 못하는 시
해야할 말을 찾으면서도
쓰는 것을 주저하던 시간
거의 찾아오는 사람 없는 이 곳에
계속 찾아왔던 손님이 있는 것 같다.
거의 자리를 비워서 부재중인 나에게
무언가 하실 말씀이 있는 걸까.
그런거라면 내게 직접 말해주셨으면 좋겠다.
차를 드릴 수 있을 지는 몰라도,
이야기를 하기 위해 필요한 같은 시간을 찾아드릴 수는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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