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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2018.09.08

believe.in.the.best 2019. 9. 8. 18:50

0.

 

 

 

태풍 전야

오늘은 오랜만에 태풍이 직격한다고 했다.
이런, 그렇다면 연구실에는 못 가겠네라며,
어제 힘든 몸을 이끌고 연구실에 옮겨둔 책을 다시 집에 지고 왔다가
슈퍼에 가서 하루 동안 버틸 수 있는 식량을 구비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아직은 괜찮은 건지
계속 집에 있으면 우울할 거란 생각에 잠시 밖에 나갔다가,
잠시 풍경을 바라보면서 앉아 있고 싶었다.
카페 창가 자리에 앉아 있으니 하늘이 파랗다.
그러다가 비가 오는데, 근데 느껴지는 묘한 안심감.
앞 건물들 창문 속에서 빨래를 걷으려,
화분을 안에 들어놓으려고 사람이 나왔다가 들어간다.
그렇게 비가 오다가 그치다를 반복하는 걸 보면서도
오른쪽 하늘이 파란 걸 보고, 금방 그칠 거라는 걸
괜찮다는 걸 알았다.

오늘치 하늘을 봤으려나,하면서 집으로 돌아와 대기했으나,
지금 이 저녁 무렵까지 비는 오고 있지 않다...!

날씨가 문제인 게 아니라,
일기예보를 너무 믿는 게 문제였던 건가.
너무나도 수비적이고 방어적이어서 안에 계속 머물며 답답해한 거라면.

그래도 긴장감에 지친 내가 오랜만에 집에서 낮잠을 잔 건
그 덕분이라고 해둘래.

 

1.

 

 

 

 

이틀 전에 만난 하늘.
구름이 너무 예뻐서 담아두고 싶었다.

얼마 전, 가미코치(上高地)에 다녀왔다.

이제까지 얼마나 하늘을 보지 않고 살았는 지 떠올렸다.
아예 드러눕고 싶었지만 비가 온 후라 젖은 바닥에 눕지는 못하고
별을 보기 위해 고개를 몇 십분 간 뒤로 젖힌 채
물가 위에 놓여진 다리 위에 앉아 등을 기대고 있었다.

구름 뒤에는, 별이 있다.
너무 예뻤다. 조금 울고 온 건 아마도
그래서 일거야.

 

2.

 

 

 

반대편으로 보인 후지산.
이걸 보고 나서, 처음으로 두 정거장 거리의 집까지 전철을 타지 않고 걸어갔다.
지면의 반동을 느낀다.
건물 사이 사이를 걷다가,
한 정거장 걸은 후 부탁해 놓은 책을 찾으러 들러,
잠시 독서를 했다.
그러다가 다시 가게를 나와서, 노선 옆을 걷는다.

반달이 보였다.
어제보다 조금 더 볼록해진 달.

이렇게 이제까지 발견하지 못했던 곳들을 만난다.
항상 머리 위에 있는 하늘과 나의 무게를 느끼게 하는 지면과
그 사이에 있는 우리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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