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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2020.01.30

believe.in.the.best 2020. 1. 31. 02:26

 

0.

 

가끔씩

이대로 증발해서 사라져버리고 싶다고 느낄 때가 있다.

오늘은 처음으로

이대로 액체가 돼서 나의 형태가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바람을 가졌다고 해야 할지,

바닥에 엎드려있었더니 

이미 그렇게 문드려져 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하는 게 맞을 지도 모른다.

선행된 감각의 이유를 묻고,

두 가지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생각해보니

후자는 나의 무게감을 그대로 가진 채,

지금보다 더 아래를 향하는 것 같다.

 

나는 증발할 수도 녹아내릴 수도 없지만

그래도, 사람이란 물리적이다.

그리고, 나는 그대로 나구나.

 

이 사실이 불편하지만

그걸 받아들여야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야, 나빠 보이는 그것이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걸 알게 되고,

다른 그 무엇이 아닌 내가 움직여야만 변화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그러한 게 아닌 다른 것의 작용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 나는 나로서,

나를 벗어날 수 있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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