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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기준으로 시간을 의식하는 건
주기가 있기 때문이다.
2주전 보름달부터
오늘의 새로운 달까지 힘들었어도
그래 계속 떨어져라,
이제 차오르는 전환점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물론 정말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 믿으면, 그렇게 이해가 되고는 한다.
이렇게 힘든데 앞으로 더 남아있단건가,라며
더 부담감을 느낀 때도 있었는지 어떤지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오늘에 이르러서는 그냥 이걸로 된거라고 받아들였다.
그렇게 2주동안 버텼다는 얘기를 했는데
오늘 같이 발표를 한 그녀도 나처럼 달을 본다며,
믿는 게 없으면 버틸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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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두려움은 미지의 영역에 무언가를 자꾸 채우게 한다.
나는 아픔에 취약한 인간이라 위험을 피하고 싶어서
곧잘 안좋은 결과를 상상하고 몸을 사리려고 했지만.
불확실한 추측과 부정적인 가능성이 자리를 차지해버리면, 지금이 불안해진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을 받아들이기 싫다며
현재를 내어주게 된다.
하지만 그건 아무 도움도 주지않는다.
그렇다면 비워진 상태로 견디거나,
믿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을 택하면 된다.
믿는다는 건,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해도 그걸 받아들이겠다고 선택하는 것이라는 걸,
그러한 대가를 인정하고 얻고자하는 것을 취하는 것이라는 걸 이제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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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만 즐겁다는 감각과 괴롭다는 것은 다르다는 걸 오랜기간 혼동하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나에 대한 의심이 끊이지 않게 되던 즈음부터.
모른다는 것이 두려워서 섣불리 발을 들이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게 날 더 괴롭게 하는 일이었다는 걸 알았다.
이제는 그냥 해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
애초부터 굉장히 타이트한 목표이긴 했지.
일단 해보는 수밖에.
안 되면 기한이 연장이 되는 거지만
그 때까지 끌고가고 싶진 않다.
자꾸 찾아오는 텅빈 이 느낌이
외로움인지 고독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건 다른 것들을 채워도 해결되지 않는
그냥 그대로 느껴야하는 종류의 것인가보다.
그래도 알고 있다.
나는 지금하고 있는 것들을 누군가 그만두라고 해도
계속하고 싶은 것일 거라고.
이번 달은 보름달이 두 번 뜬다.
블루문이라고 한다던데,
논문을 내고 나서 두번째 달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이 때라고 생각한 이유,
지론의 의미를 알게 되길.
함께하고 싶은, 보고싶은 이들을 볼 수 있기를.